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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12년차 직장인의 대기업 이야기_남의 회사에서 너무 바쁘지 마요...

by 인천수호 2023.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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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실험할 게 생겨

사내 실험실에 갔다가

낯익은 얼굴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입사 동기들인데요

 

 

다들 어디있나 했더니

실험실에서 한 자리들 하고 있더군요

 

 

동기들을 보니

옛 시절이 생각 납디다ㅎ

 

 

 

 

 

입사하고

4~5년정도 까진

동기들과 종종 모여

소주도 한잔하며 회사얘기도

하고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동기들과 모이게 되면

으례

누가 더 바쁜지 뽐내는

컨테스트가 열리곤 했습니다.

 

 

누구는

이런 업무도 맡고

저런 업무도 맡아서 바쁘다고

누구는

구미 출장도 가고

광주 출장도 가서 바쁘다며

'바쁨' 유세를 떨고들 했죠

 

 

이 컨테스트에선

회사일이 제일 바쁜 놈이

먹어주는 게 되는거죠ㅋㅋ

 

 

저는

개발부서가 아니고

(전자부품 제조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개발을 지원해주는 유관부서라

업무가 널널해서

저 유세판에 동참할 수가 없었는데요..

 

 

'아구 그래

너 참 빡세구나, 이를 어째'

하면서 그들의

유세에 리액션을 했지만

속으론

'돈 똑같이 받는데

저렇게 빡세게 일하고

늦게 퇴근하는게 자랑인건가?;;

사장님이 참 좋아하시겠네'

라며 의아해하곤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런 바쁨 유세를

100% 믿었더랬죠

 

 

팀에

하루 종일 멍 때리며

앉아있는 것으로

유명한 분이 계셨고

지금도 제 롤 모델로 꿋꿋이 다니고 있는

선배 한 분이 계십니다.

 

 

그를

다뤄야 하는

리더들은 열이면 열

화병으로 개거품을 물고

떨어져 나가기 일쑤고

누가봐도

퍼포먼스가 없는데도

 

 

그 분에게

인사치레로

바쁘냐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이 '바빠' 입니다.

 

 

으잉?

이 사람도 바쁘다고 말하네..

놀라웠습니다.

 

 

 

 

 

신입사원 시절

누군가 저에게

'요새 많이 바쁘죠?'

라며 인사를 건낸 분에게

'바쁘긴요,

대학원 때보다 훨 편해요

맨날 놀아요'

라고 대답을 했더니

그 분께서 폭소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회사에서의 업무량이란게

대학원때보다 훨씬 적었고

하루 업무시간 중에

태반이 쓸데없는 회의에

커피와 담배로 시간을 죽이니

그리 바쁘다고 느끼지를 못해

드린 대답이었는데, 신선했나 봅니다.

 

 

 

회사생활을

십 년넘게 해 보니

'바쁨'으로 유세를 떨었던

그들이 실제론 그리 바쁘지

않을 수 있었겠구나 싶습니다.

 

 

회사에서는

바쁘지 않은 구성원이 있다면

그들에게

일을 더 주거나, 고과를 낮게 주는등의

회사가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조치를 취할 수 있다보니

 

 

직장인들에게는

'나는 실제로 그리 바쁘지 않아도

겉으로는 바쁘다고 말해야한다

바쁜척을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이 많아지고, 고과가 엉망일 수 있고

종국에는 짤릴 수도 있다'

가 자연스럽게 체화되어 있는거죠

 

 

저 역시

지금이 과거보다

업무량이 많지 않지만

팀장님이나 누가 물으면

바쁜 척을 연신 해댑니다...

 

 

 

 

입사하고

4~5년 차 정도까진

'저는 바쁘지 않으니 일을 더 주세요'

라는 스탠스로

회사생활에 임했었습니다.

일이 없을 땐 알아서 논문도 찾아 보며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만큼은

허송세월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었죠

 

 

그러다보니

빠른시간에 성장도 많이했고

좋은 고과로 인정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수입이

대단하게 늘어나지 않는데다

일은 점점 늘고

이를 고깝게 보는

일부 구성원들의 뒷담화를 마주하면서

회의감이 들더군요

 

 

어느 순간

회사에서의 그런 노력이

내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구나란

판단이 들면서부터는

'어떻게 하면 내 시간을

회사에서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을까'

를 고민하게 됩니다.

 

 

바쁜척해서

회사 일을 덜고

선택적 근로제와 재택근무로

시간을 벌어

진짜 내일을 진심 바쁘게 하고 있습죠

 

 

 

 

 

 

회사에서의 바쁨이

내 개인적인 역량 발전과

내 100세 인생의

미래 먹거리에 도움이 된다면

모르겠다만

 

 

당장

팀 내 입지를 위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바쁜 척을 하고 있다면

이렇게 시간을 쓰는 게 맞나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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