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은
12년 1월에 신입으로 입사했습니다.
엊그제 같은데
벌써 햇수로 12년차..
이런 말 하는 것도 지겹네요
처음 입사했을 때 놀라웠던 건
팀 구성원들이 생각보다 젊다는 점,
그런데 나이에 비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꼰대스럽다는 점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축 처지고
화이팅이 너무 없다는 점 이었습니다.
고작
나이도, 회사년차도 1년 차이나는
아이가 직장생활 한 10년한 것 마냥
꼰대짓을 하는데
얜 도대체 왜 이러지 싶었습니다.
당시
팀장님이 89학번이었으니
그 분 나이가 40대 초반이었고
파트리더니 뭐니 하는 사람들도
30대 중후반이었을건데
왜 그리 아저씨스럽던지..
팀 사람들은 전부
어떻게하면 일을 안할까
어떻게하면 회사에서 허송세월하고 월급받을까를
고민하는 사람들로 보였었는데..
이제 제가 그러고 있습니다.ㅎ
네이버나 카카오는
근속년수가 4~5년 밖에 안 된다던데
12년을 한 회사에서 더군다나 부서 이동도 없이
한 팀에서 근무했다는 것은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직 준비도 했었고
실제로 임원면접까지 다녀온 적도 있습니다.
물론 이제는 이직 생각은 전혀 없지만
경제관념이나 재테크에 눈이 트이기 전에는
이직하는 것이 인생에 있어
대단한 퀀텀점프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몸 담고 있던 조직이 와해되어
구성원이 뿔뿔이 흩어진 적도 있었고
면직 된 전 팀장님께 다른 사업부로
스카웃 제의를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이 사람 저 사람 비위를 맞춰야 했고
이 사람 비위를 맞추면 저 사람이 툴툴거리고
저 사람 비위를 맞추면 이 사람이 툴툴거리는
아슬아슬 줄타기같은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진땀을 흘려야만 했습니다.
입사 후 12년간
한 회사 한 팀에서 살아남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선배들은 거의 남지 않고
매년 신입들이 우후죽순
입사를 하니 부담스럽습니다.
내가 저 선생님들에게
귀감을 보여야 하는 걸까?
내가 저 선생님들 때문에
막 스마트하게 이슈를 해결하고
열정적으로 후배들을 이끌어나가는 스탠스로
회사를 다녀야 하는 걸까?
종종 내적 갈등에 휩싸입니다.
저 선생님들에게
잘 보여봤자 나에게 남는게 뭘까?
생각해보면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과연 저 선생님들이
먼 훗날
'당신이 그 때 우리를 리딩해줘서 고마웠어요'
라며 카톡이라도 한 번 올까
생각해보면 절대 그렇지 않을거라 봅니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생각하겠죠.
당신 연봉이 나보다 많은
이유가 그거자나 라고 말할 겁니다.
저도 그랬으니깐요..ㅎ
아..
직장생활을 오래하려면
리더 해야되고,
리더 하려면
'월급루팡' 스탠스는 힘들겠죠..
저는 직장생활을
오래할 생각이 없습니다.
직장생활이 아니여도
지금의 급여정도 수준의 수입은
만들 자신이 생기면서 더 그렇습니다.
직장생활을 오래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월급루팡'의 스탠스는 어렵지 않겠나 싶습니다.
저 보다 5~6년 선배들,
즉, 40대 중 후반 대기업 맞벌이 부부
월 실수령액이 천만원 왔다갔다 할 겁니다.
팀 동료들한테 재미삼아
다음 달부터 월세가 천만원씩 꽂히면
회사 계속 다닐거냐고 물었을 때
퇴사하겠다고 대답하는 사람 한 명도 없었습니다.
다들 '월급루팡'으로
직장생활을 유지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본인들은
다들 자기가 '월급루팡'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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