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하고
벌써 2~3주가 흐른 것 같다.
우리회사는
여적지 재택근무에 제재가 없다.
코로나 시국처럼
재택근무 사용이 가능하며
이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팀장이나 리더급들은
임원들 눈치보며 울며겨자먹기로
매일 출근을 하지만
그 이하 선임,사원급들은
후리하게 재택 사용한다.
그러다보니
출근이 제각각이라
이제서야
복귀 인사가 마무리 되었다.
휴직이 끝날 때쯤
복직해야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이였을까
아님 안도감이였을까
막 휴직했을 때의
뽜이팅이 많이 떨어지고
나태해지기가 이루말할 수 없었다.
통장 잔고도
살살 바닥을 보이고
점점 나태해져가는 내 모습을 보며
회사의 복귀가 그리워진게 사실이다.
하루 종일 말 섞는 이가
최이사님뿐인 것도 한 몫 했다.
복귀 전날 밤
12시엔 잠이 들어야지라는
강박부터가 스트레스다.
휴직기간동안에는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자고 싶을 때 잤다보니
낮 밤이 뒤집어질 때도 많다.
후리했던 바이오리듬을
다시 직장인 바이오리듬으로 바꾸려니
몸에서 단숨에 받아들이지 못한다.
6시에 기상하여
30분이 지나기도 전에
집을 나선다.
겨울이라 아직 해도 뜨지 않아
정말 칠흙같은 어둠속을 해치고
지하철역을 숨가쁘게 걸어가야 한다.
물론
업무는 8시 30분 시작이라
더 늦게 나가도 되지만
좀 만 늦으면 환승할 때 개고생이니
아싸리 일찍 나가서 여유를 즐기는게 낫다.
지하철에서
내리는 시간이
7시 20분쯤,,
회사까지 걸어가면 30분,
회사는 여전했고
지하식당에 짬내가 싫어
테이크아웃을 받아 사무실로 향했다.
여전히 똑같은 회사 풍경..
7시 50분 정도면
사무실엔 개미새끼 한 마리 없을 때다.
놀랍게도
회사사람들과
업무관련 얘기,
년말 인사관련 얘기들로
한 두시간 말을 섞으니
잊고 있었던 회사 스트레스가
살며시 밀려온다.
하던 PJT가 마무리가 되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둥
내년엔 아무래도 니가 리더를 해야할 것 같다는 둥
누구누구가 임원이 되면 조직이 어찌어찌 될거 같다는 둥
3자에겐 별거
아닌거 같아보여도
당사자들에겐 생각보다
상당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이야기들이다.
딱히 첫날이라 본격적인
업무를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출근해서 구성원들이랑
이야기 몇 마디 나눴는데 스트레스가 한 사발이다.
역시 회사는 회사다..
점심 시간에
팀원들과 식사를 안 한지는
6~7년은 되어가는 것 같다.
코로나 이전
매일 출근을 하던 시절에는
점심시간엔
사내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고,
코로나로 헬스장 진입이 금지되었을 때는
회사 옆 공원을 돌았다.
복귀해서도
그 루틴은 여전히 유지 중이다.
바뀐게 있다면
예전엔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돌았던 것을 이젠 혼자 돈다는 정도?
어느 정도 짬이 되니
누군가에게 당신의 소중한 점심시간을
나와 함께 해달란 소리는
미안해서 못하겠더라.
물론 나도 이젠
선임이든 후임이든 누군가의
비위를 맞추며 내 소중한 점심시간을
쓰고 싶지 않았다.
혼자 돌면
누구 기다릴 것도 없이
내 페이스에 맞춰서
내가 보고 싶은 유튜브 들으면서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어차피
같이 돌아봤자
남 흉만 졸라 본다.
신입사원 시절엔
팀 구성원 전체가
같은 시간에 같은 테이블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 했었는데
테이블에 열명이 앉는다면
열명간에 밥을 받아오는 시간차와
각각이 처먹는 속도 차이에 의해
누구는 벌써 처먹고 기다리고 있는 반면
누구는 기다리고 있는 사람 눈치보면
개처먹어야 되는 상황이 너무 ㅈ같았다.
함께 한다고
대단한 대화가 오고가거나
친분이 쌓이는 것도 아니더라.
그냥 혼자 먹기 싫던가
나는 너네랑 먹기 싫어요라는
말을 못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랄까..
홀로 그 틈바구니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짬이 되었을 때
잽싸게 나와버렸다.
회사에선
밥 처먹는 것도 스트레스다.
휴직기간에는
이사님과 원하는 시간에
여유롭게 산책을 하다가
출출하면 근처 국수집같은데 들러서
가볍게 점심식사를 하곤했는데..
별일 없이 칼퇴해서
집에 도착하면 대략 오후 7시정도된다.
아침 6시에 기상해서
저녁 7시에 집에 도착했으니
월 X백만원 벌자고
하루 24시간 중
13시간을 할애해야하는 거다.
인생의 5할 이상을
회사에 바치는 꼴이다.
연말이라고 송년회를 한단다.
팀장이 하자 한것도 아닌데
주최측에서 알아서 긴다.
물론 주최자도 나름 입장이 있을터..
1년동안 비용을 아껴
여의도에 15만원짜리 호텔 부페를
먹을 수 있다며 참여를 독려한다.
정말 1도 관심 없지만
주최자 면도 있고 이것까지 빠지면
완벽한 아싸의 길로 빠져들게 될까바
울며 겨자먹기로 참석했다.
하루하루 한 해 한해
회사를 다니면 다닐 수록
내 발전은 없고 하기 싫은 활동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낀다.
한 3개월 쉬다오면
나아질까 싶었는데
복직한지 정확히 보름
벌써 이건 아니다 싶다.
잠시나마 회사를 그리워했던
나를 반성한다.
어서빨리
이 곳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지
앞으로
2년안에 쇼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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